최신 에세이6분
1시에 떨어지는 공
1833년부터 그리니치에서는 빨간 공이 돛대 아래로 내려와 1시를 알렸다. 시간을 전하는 방법으로는 이제껏 고안된 것 가운데 가장 느리고, 가장 정직하다.
매일 오후 1시 5분 전, 빨간 공이 그리니치 플램스티드 하우스 지붕 위 돛대 중간까지 올라가 멈춘다. 1시 2분 전에는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1시 정각, 공이 떨어진다.1 공연은 그게 전부이고, 1833년부터 이어져 왔다.
1시각은 왕립천문대가 방문객에게 안내하는 것이다. 시보구는 겨울에는 그리니치 평균시, 여름에는 영국 서머타임에 맞춰 작동한다. 그래서 여름에는 태양의 시간으로 정오 무렵에 떨어진다. 오차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내가 보러 간 목요일, 아래 안뜰에는 우리 마흔 명쯤이 모여 있었다. 대부분은 공이 공답게 움직이는 모습을 찍으려고 휴대전화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
나는 얼굴 없는 시계를 보러 왔다. 시보구는 하루에 한 번, 그것을 볼 수 있는 누구에게나 시간을 알려 주며, 소리 하나 내지 않는다. 똑딱이지도 않고, 종을 울리지도 않으며, 바늘도 없다. 5분 동안 준비한 뒤,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정확한 무언가를 알려 준다.2 그것은 시계가 알려 줄 수 있는 다른 무엇보다 그 1초를 더 필요로 했던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2돛대 아래쪽 말고 꼭대기를 보라. 시보구가 떨어질 때쯤이면, 그 구가 알리려던 순간은 이미 지나가 있다.